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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룡
 여준영  02-24 | VIEW : 23,584
IMG_1351.JPG (1.16 MB), Down : 14


그는 카메라앞에 서면 다른사람이 된다





며칠전
장인어른이 돌아가셨다.
아무에게도 연락안하고 상가에 앉아있는데
양수리에서 촬영하고 있던 승룡씨가 밤 12시 다된 시간 촬영을 마치고
샤워하고 온다고 했다.
내가 "시간도 늦었고 또 체한것 같아 좀 쉬고 싶으니 오지 말라" 고 하자
그는 샤워를 생략하고 곧바로 달려왔다.
그리고는 가방에서 바늘을 꺼내
체한 내 열손가락을 다 따고 피를 짜내고
총총 돌아갔다.


1.
촬영장에 가면 감독과 배우들의 이름이 새겨진 의자들이 있다.
내가 직접 디자인한 송아지 의자를
배우들에게 만들어줘야지 하고 생각하던 참이다.
그런데 승룡씨 생각을 듣고나서
의자를 만들려던 계획을 잠시 보류했다.


"촬영가면 주연배우 이름쓴 의자들을 준비해주는데
저는 제 의자에 이름 쓰지 말라고 그랬어요
의자에 제 이름 써있으면
제가 연기할 동안 그 의자가 비어있어도
다리아픈 스탭들이 감히 못 앉아요.
그거 그냥 스탭들 앉는게 맞아요
저는 어디 앉느냐구요 ?
전용 의자가 없다고 해서
설마 스탭들이 저를 세워 놓겠어요 ?
전 필요할때 그냥 아무 의자나 앉으면 되요"


2.
류승룡은
내가 아는 모든 사람을 통털어서 가장 가정적인 사람이다.
아내 알기를 하늘처럼 아이 알기를 금은보석처럼 한다
그는 연습과 촬영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가정에 쏟는데
그가 말하는 가정은 범주가 넓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부모형제처자식 까지가 아니라
그 가족의 가족들 까지다.
그로부터 처조카 졸업식에 가야 되는데요. 지방온김에 사돈팔촌집 들러야 되는데요.
뭐 그런말 참 많이 들었다.


촬영때문에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걸 마음 아파 하길래
"촬영장에 아이를 데리고 가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말했다

" 제가 무명일때 탑배우들이 가끔 아이들 데리고 촬영장에 오곤 했는데요
스탭들이 그 아이 챙기느라 엄청 고생들 하더라고요
지금 제가 주연이잖아요.
제 아이가 촬영장에 오면
누군가 또 와서 아 이쁘다 귀엽다 뭐먹을래 하면서
신경쓰게 될텐데 그거 민폐예요 "



3.
내가 요즘 류승룡을 만날때 마다 농반 진반 하는 얘기가 있다
"당신은 배우만 하기 정말 아깝다. 정치나 경영을 했어야 해 "

인상 한번 쓰면 그렇게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
어찌나 사교성 뛰어나고 말 잘하는지
같이 다니면 누가 매니저고 누가 배우인지 모를정도로
이사람 저사람 다 알고 만나고 챙긴다.
서먹서먹 애매한 분위기 술자리에도
류승룡이 잠깐 끼면 갑자기 류승룡이 진행하는 토크쇼로 바뀐다.
상대가 사장이건 말단이건 대하는게 한결 같다.
모두에게 격의 없고 또 모두에게 예의바르다.

류승룡이 프레인 직원들과 상견례하던날
프레인 전직원앞에서 한 인사말은 이랬다.

"여러분과 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정말 멋진 회사 프레인을 선택할 정도로 보는 눈이 있다는 점이죠
여러분이 속으로 " 우리 사장은 PR비즈니스나 잘하지 왜 쓸데없이 배우들을 영입하는 걸까" 하고
생각할수도 있다는 거 잘 압니다.
그 생각 곧 바뀌게 될겁니다.
배우들을 영입하길 잘했구나 류승룡과 함께 하길 잘했구나 하고 느끼게 될겁니다."

빈말이건 신말이건 진심이건
저렇게 TPO에 맞게 말할수 있는 배우는
대한민국에 류승룡밖에 없다.



4.
그런데 또 한편으로 그는 세상과 거리를 둔다.
배우들은 시사회에 가면 포토존을 거치게 되어있는데
늘 카메라를 피해 뒷구멍으로 몰래 들어가고 끝나면 "쏙" 빠져나온다
서울을 떠나 근교에 집을 짓고 꽃을 가꾸고 나무를 키우며 산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
제주도로 집을 옮기고
촬영 있을때만 서울을 오가겠다는 깜찍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워낙 전원생활에 관심이 많아
내가 회사 별장 부지 보러 다닐때 바쁜 스케쥴 다 미루고
함께 지방을 돌아 다녀주기도 했다.
퓨어아레나에도 자주 오는데
제일 선호하는 자리는 혼자 조용히 책을 볼수 있게
단절되어있는 1인석이다.

그는 또 자유인이다.
매니저를 퇴근시키고
직접 운전 해서 돌아다니는걸 좋아한다


5.
배우로서의 그는
다른 어느 배우보다 빨리 몰입하고 빨리 털어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육중한 만주 장군 털어 버리는데 며칠 안 걸렸고
근육질 카사 노바에 다시 몰입하는데 또 몇날 안걸리는걸 옆에서 봤다.

그는 연기를 하는게 아니라 영화를 만든다.
대본을 받으면
대사를 외우는게 아니라 수십번 고쳐 읽으며
이장면 이렇게 바꾸고 저장면 저렇게 더하고 이대사 이렇게 빼고 바꿀 궁리를 한다
그 궁리 끝에 나온 그림이
영화를 좀더 좋은쪽으로 바꿔 놓는다
우리는 극장에서 류승룡에 의해 바뀌어 버린 그림만을 보게 되어있다.
류승룡 연기잘한다 라고들 말하지만
사실 그냥 연기가 아니라
류승룡 스타일링, 류승룡 각색 류승룡 연출 류승룡 연기 라고 말하는 편이 조금 더 정확하다.  













이경섭
류승룡씨 저도 아주 좋아하는 배웁니다.
저와는 공통점도 하나 있지 말입니다. ^^
사장님이 영입(?)을 하셨다니, 왠지 제가 뿌듯한 느낌이네요. ㅎㅎ
03-13  
여준영
공통점이 뭘까요 ^^ 03-22  
이경섭
아주 귀한 공통점이지요.
어쩌면 대표님도 가지고 계실지도 몰라요~ ㅎㅎ
03-30  
최영경
몇일전 시사회에서 본 느낌과 거의 흡사하군요
소젖을 짜다가 웃는 ..아프리카 어를 구사하는 그가 저도 참 멋집니다
05-22  
박수정
영화 <활>에서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그리고 그 목소리가 귀에 선하게 남아있는..
제 개인적으로 참 크게 다가오는 선 굵은 배우중에 한분입니다, 류승룡씨는..
그런데 개인적인 모습도 참 크고 아름다운 분이시네요..
그런데 류승룡씨를 표현하는 여대표님의 글을 보고 있자니
여대표님과도 오버랩되는 모습인데요?! ㅎㅎ
(덧붙임.. 인사도 없이 덧글로 이름 석자올리네요 ^^ 첫글이라는 말 ^^)
06-29  
양시원
회원가입하고 제일 처음 읽은 글입니다. 아직 여기가 어떤 데인지 얼떨떨해서.. 회원가입부터 헤맸거든요.
댓글은 어떻게 다는지 우왕좌왕하다 두번째로 씁니다.
류승룡씨는 직접 전혀 모릅니다. 단지 어떤 분이 참 좋은 분이고, 존경할 만한 분이라고 하는 걸 들었습니다.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으신 걸 보면 주인장님도 좋으신 분이리라 짐작됩니다.
좋은 시간..두 분 다 오래오래 함께하시길..
07-04  
littleL
이제서야 내아내의모든것을봤는데 와.. 진짜 장성기한테 빠져들뻔했어요 원래 바람둥이가 아닌가 할정도로ㅋㅋ 류배우님은 정말 최고에요 07-12  
박수정
류승룡씨 이번에 영화 광해에 출연하시네요 ^^ 지난주에 시내 나갔다가 버스 광고 봤어요 ^^
주인공분들이 다 연기도 잘하고 끌리는 분들이라서 꼭 보러가야겠어요 ^^
07-30  
 LIST   
46   김대명 라이브 °[1]  여준영 13/08/25 11027
  류승룡 °[8]  여준영 12/02/24 23584
44   우상호 °[1]  여준영 11/10/29 5557
43   김무열 °[10]  여준영 11/05/20 21693
42     -- 김무열 (2) °[2]  여준영 12/02/20 10284
41        ---- 김무열 (3) °[3]  여준영 12/11/14 4346
40   김재중 °[5]  여준영 11/04/05 81569
39     -- 김재중 (2) °[2]  여준영 11/09/17 21307
38        -- 김재중 (3) °[1]  여준영 12/07/04 7907
37   이흥주 °[6]  여준영 10/08/01 11975
36   故 김민경 °[17]  여준영 10/06/04 20191
35   최은석 °[11]  여준영 09/10/08 24877
34     -- 故 최은석 °[6]  여준영 12/02/20 8543
33        -- 故 최은석 °[2]  여준영 12/02/27 7166
32   故 노무현 °[45]  여준영 09/05/23 6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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