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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의 그림자
 2014년 12월24일 ( )  여준영의 일기  VIEW : 3,982
홍보대행사에 관한 뉴스가 이니셜로 보도되고나면
그때마다 제가 문자를 참 많이 받습니다.

엊그제 또 "굴지의" "대형" 홍보대행사대표의 성추행 뉴스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저희회사를 떠올렸나 봅니다.
(아직도 제게 묻는 분이 있는데 그 회사는 M사 입니다)

열명이 제게 문자를 보내는 동안
다른 스무명 쯤은 설마 싶다가도 혹시 프레인 ? 하며 의심하고
또다른 서른명 쯤은 근거없이 프레인이라고 확신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범인(?)이 프레인이 아닌 다른회사인걸 알고 실망하는 어떤 마흔 명 도 있겠네요 (네 그 기분 이해합니다.)

지난번 "P사가 세금계산서를 포토샵으로 조작했다"는 보도 밑에
누군가가 제일 처음 달아놓은 댓글도 "프레인이네"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 아시다시피 그 회사도 프레인이 아니라
"피"로 시작하는 다른 회사고 결국 사기죄로 고발된 걸로 압니다 )
피사는 여전히 익명이고 프레인은 한동안 실명으로 오해받았습니다.

남의 사건 사고에 저까지 말을 보태고 싶지 않아서 넘어가곤 했는데....
제가 유감인건 네가지 입니다.
읽기 불편하실수 있지만
자꾸 저와 저희 회사와 나아가 업계가 피해를 보는것 같아
이렇게 적습니다.

우선 보도에 자꾸 쓰는 "대형" "굴지의"라는 설명입니다.


* 미디어 종사자 여러분
옛날엔 자산이 70억이 넘으면
외부인의 감사를 받아야 하는 법이 있었습니다.
십년 넘게 운영한 회사 자산 70억이라고 해봐야 작은 회사입니다.
외부감사를 받는건 돈도 들고 귀찮은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블러핑을 일삼는 PR회사들의 실체가 다 나오겠구나 싶어
그 법이 저는 반가왔습니다.
그런데 도무지 자료들이 공개되지 않길래 알아보니
우리나라 PR산업 통털어 외부감사를 받는 회사가 저희회사 단 한군데입니다.
지금은 그 법이 바뀌어 외부감사 대상이 자산 120억 이상으로 상향조정되었고
당연히 아직까지 저희외에 아무도 외부감사를 받지 않습니다.
아무튼 잘 모르셨겠지만 피알회사들 그렇게 전부 다 초소형회사 입니다.
(심지어 최근 조사된 자료를 보면 조사가능한 모든 PR회사들의 자본 혹은 자산 매출 이익 등의 지표를 모두 다 더해봐야 프레인 한 회사 규모와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설마 그럴리가 하시는 미디어에서 필요로하시면 자료 보내드리겠습니다 )
그러니 이니셜을 쓰면서 대형 홍보대행사라고 쓰면
어쩔수 없이 아주 많은 사람이 프레인을 떠올리게 됩니다.
거기서 의도치 않은 피해자가 생깁니다.
그런데 왜 미디어가, 또 많은 분들이 여러 홍보회사를 대형, 굴지라고 생각하냐면
많은 회사들이 고객유치를 위해, 또는 직원 사기를 위해 외부는 물론 회사내부에도 괜히 그렇게 말하고 셀프세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크다고 좋은것 아니고 일의 질과 회사의 규모는 별개일 수 있지만. 법이 저렇게 규모와 책임을 링크하는 이유를 저널리즘 관점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대형회사가 이런짓을 했다" 라고 헤드라인을 다는 것은 "적어도 대형회사만큼은 그러지 말아야 한다"는 메시지와 "아니 어떻게 대형회사가 그럴 수 있지?" 라는 기대반응에 부합하려는 의도적인 장치라고 봅니다. 대형이란 표현도 보도의 맞고 틀림에 관한 영역 중 하나이기 때문에 취재시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하루 동안 포털사이트에 프레인 그리고 제 이름을 치면 연관검색어가 성추행이었습니다. 하하하...
제가 속이 터져서 이렇게 긴 글을 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포털에 요청해서 내렸습니다)
대형 홍보회사가 성추행했다니 당연히 저인줄 알고 검색한 사람이 몇 명 쯤은 있을걸로 예상은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도대체 그런 분들이 얼마나 많길래 연관검색어까지 형성되었겠어요
저같은게 뭐라고, 보도에 쓰는 용어를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은 없지만
"한 대형 홍보대행사" "한 굴지의 홍보대행사"라고 보도하면
이렇게 누군가가 직접적인 피해를 본다는 걱정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심지어 일을 저지른 해당회사보다도 저희가 더 큰 피해를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모두가 회사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숨기는 이런 이상한 산업의 경우에
그냥 대형이라고 보도하는건 미필적고의 수준의 "부정확한 표현"임은 분명합니다.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도 딱히 어쩔수 없으시겠지만 꼭 말을 해야할것 같아서 적습니다.


* 문제가 된 회사들 관계자 여러분
여러모로 고생이 많은것 압니다. 조직 전체의 잘못이 아니라 일부 구성원의 잘못이란 것도 압니다. 그리고 위로합니다.
그런데
"당신의 회사에 부정적인 문제가 발생했을때. 그것이 오해나 억울한 상황이면 바로잡고. 그것이 혹시 사실이면 빠른시간안에 진정성있게 사과하라"고 고객에게 가르치는 PR 회사들이
정작 자사의 문제가 되었을때 매번 잔기술로 숨기고 익명 뒤에 숨는 모습은 썩 정의롭지 않아보입니다.
그리고. 익명이 보호되는 와중에 전체가 손가락질 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그로인해 이 업계와, 몸담은 종사자들이 수치와 슬픔과 허탈함을 겪는 것에 관하여
업계의 바른길을 모색하자고 많은 PR회사가 모인 "PR기업협회"(탈퇴한지 오래된 제가 이렇게 부탁해서 죄송합니다만) 라는 단체가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런 기사들에 밑에 달린 "홍보대행사"에 대한 사람들의 실망과 오해가 어떤지 좀 읽어보셨기를 바랍니다.


* 그리고 끝으로 나머지 여러분

왜 자꾸 저를 검색하세요.
그러지 마세요.


P.S 오늘도 저는 송년회에 갔다가 "니가 그 민망한 뉴스의 주인공인줄 알았다" 는 질문을 여러 번 받았습니다. 홍보대행사는 다 원래 세금계산서를 조작하는 사기집단이냔 질문은 이미 수도없이 받았습니다. 이런 질문은 꼭 "이런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는데"로 시작되더군요
체감하기로는 "이런말을 꺼내면 안된다"고 생각 하는 더 많은 분들은 확인도 안하고 오해하는 걸로 느껴집니다.

P.S 2 저는 이런 일이 왜 일어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와, 알려지지 않은 문제에 대해 비교적 많이 알고 있고 그에 대해 할말이 많지만, 참으려고 합니다. 나아가 이 글을 곧 감출지도 모릅니다.
이쯤에서 말을 아끼는 이유, 또 어쩌면 글을 비공개로 하려는 이유도 업계 어떤 부분의 유감스러운 수준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글을 읽는 어떤이들은 서운하실 수도 있고
그래 너 잘났다 욕하고 싶기도 하겠지만

우리 부끄럽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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