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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 이디엇 브라더 Letter
 2013년 04월30일 ( )  여준영의 일기  VIEW : 3,989
"그런 분 들"이 아닌 "어떤 분 들에게"



아워이디엇브라더는 원래
저희가 개봉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영화입니다.

규모가 큰 영화 몇개를 두고 검토 하던 중이었는데
저희 영화팀 직원이
"시간나면 이것도 한번 보세요. 뭐 꼭 개봉하자는건 아니구요" 하고는
소심하게 던져준 영화가 바로 <아워 이디엇 브라더> 였고

저는
그날 바로 다른영화 다 버리고 이걸 개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처음 이영화로 회의를 할때
많은 분들이 제목을 바꾸자고 했습니다.
이유는 "이디엇"이란 단어가 생소하기 때문에
설명하기 힘들고 알리기 어렵다는 것 이었어요

저는 생각이 좀 달랐습니다.
애초에 수입영화는 제목과 메인 비주얼에 있어서
최대한 원작을 해치지 않는게 옳다는 철학도 가지고 있었지만

그보다 저는 이 영화를 백만명에게 보여줄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선하고 의미 있고 아름다운 메시지가 있는 영화는
소수의 "어떤분들"이 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분들이 어떤분들을 말하는건지 그 프로파일에 대해서는 명확히 설명하기 어렵지만.. 아무튼 좋은 뜻입니다)
그리고 제 마음속의 그 "어떤 분들"에게는 "이디엇" 이란 단어가 전혀 벽이 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저는 이영화를 보면 안될 "그런분들"이 보지 못하게 해야한다고
팀원들에게 말씀드렸어요
(그런 분들에 대한 설명도 생략합니다 ^^)


돌이켜보니 전작인 영화 50/50 때도 같은 말을 했던 것 같아요
"이 영화를 보고 지루하다고 말할 사람이 전국에 몇 천만명 이다
그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지 않게 마케팅 했으면 좋겠다
꼭 봐야 할 사람이 보고, 본 사람들이 모두 이 영화를 사랑했으면 좋겠다
그 숫자는 십만 미만일거다"


아무튼 그래서 다소 어렵고 길지만
"아워 이디엇 브라더" 라는 원제를 그냥 지켰습니다.

구태여 바꾼다면 주인공 이름인 "네드"로 가려는 B안은 가지고 있었어요
이 영화를 보고나면 모두가 "네드"를 좋아할거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팬이 많은 주이 디샤넬을 앞세우려던 전략도 그래서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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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 이디엇 브라더, Our Idiot Brother..
이디엇(Idiot)은 멍청이, 바보 라는 뜻입니다.

제목 그대로

이 영화는 사람들에게 바보 취급을 당하는
바보같은 남자에 관한 얘기 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이 영화에 대해 들려주고 싶은 소중한 친구가 생각나길래
영화가 끝나자 마자 바로 전화를 했습니다.

“ 주인공 네드는 정말 바보 같은 짓을 많이해, 그래서 감옥에도 두 번이나 가 "

“무슨 바보 같은 짓을 하는데요?”

"네드는
- 사람을 잘 "믿고"
- 상대에게 모든걸 "솔직"하게 말하고.
- 나쁜 사람에게도 심한 말 한마디 못하고 "좋게" 대하고
- 정말 "순수"해서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놀아줘.”

“ 에? 하나도 바보 같지 않은데요. ”

“그래 ? 그런데 사람들은 평소에 저런 행동을 "바보"라고 말해왔잖아..
- 내가 바보같이 사람을 너무 "믿었어"..
- 멍청하게 너무 "솔직"했던거지…
- 누굴 바보로 아나.."좋게" 좋게 말하니까 …
- 바보야. 니가 애니? "순진"하게 왜 그래 ? ..“

“………...”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세상을 바꾸는 건 히어로가 아니라 보통사람들 일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겁니다.
그리고 선한 사람을 바보 같다고 말해 온 우리 스스로가 바보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겁니다.
그래서 저희는 제목에서 Idiot 이란 단어에 빨간 줄을 그었습니다.
제목 뿐만 아니라 영화관련 모든 제작물 디자인에도 그렇게 했습니다.
(한국에서만 볼수있는 디자인이예요)

우리의 바보같은 형제가
사실은 절대 바보가 아니라는 스포일러를

저희 스스로 한 셈입니다


여러분도 영화를 보고 나시면
네드 에게
절대 이디엇이란 말을 쓸수 없게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다면
난 참 잘 살아 온 걸지도 모릅니다.


Your idiot 여준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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