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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 선수 보다 촌놈
 여준영  10-31 | VIEW : 6,560
내일은 꼭 프로포즈를 해야지.
남자는 거울을 보며 프로포즈 연습을 합니다.


은정씨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합니다.
아니야. 너무 식상해.
은정씨 제 사랑을 받아주십시요.
이것도 아니야
은정씨 매일 밤 은정씨 생각..
아...이것도 아니야.
그냥 내 아를 나아도 할까?
음...좀 그러네.
은정씨. 당신과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습니다.
젠장..이것도 어색한데.. 좀 특이하게 영어로 해볼까.
은정씨.투미 유아 퍼펙트..
다시. 은정씨....
은정씨. 은정씨와 결혼하는 꿈을 꾸었어요. 그게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 이게 좋겠어.
은정씨. 은정씨와 결혼하는 꿈을 꾸었어요. 그게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은정씨. 은정씨와 결혼하는 꿈을 꾸었어요. 그게 꿈이 아니면 , 아니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됐다. 이걸로 가는거야.


다음날 저녁 .
주머니 속 반지를 만지작 거리며 말을 꺼냅니다.

"은정씨.."
"네"
"은정씨..."
"말씀하세요"
"은정씨 .. 사랑해요...결혼해주세요 "

남자는 어제 밤새 외운말을 한마디도 꺼내지 못하고
세상에서 가장 식상한 하지만 가장 진실한 프로포즈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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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들과는 달리
프레젠테이션을 할때 리허설을 하지 않습니다.
미리 원고를 준비하지도 않고
무슨말로 시작을 할지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프레젠테이션 직전 몇시간 동안은
아예 다른 생각, 다른 일 하는 편입니다.  
산책을 하던가 낮잠을 자지요.
그리고 나서 고객 앞에 섭니다.
그리고 지난 일주일동안 느꼈던 이야기를 하고
궁금했던 이야기를 묻고,
이말 저말 하다보니 갑자기 생각난 얘기가 있으면
바로 그얘기를 하고
그러는 편입니다.
은정씨와 결혼하는 꿈을 꾸었어요. 그게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외워서 말하지 않고
은정씨 ...사랑해요.. 결혼해요  하는 편입니다.


처음엔 저 남자처럼
시나리오를 머리속에 생각해보기도 했는데요
미리 준비하면 늘 문제가 생기더군요
창밖엔 비가 억수같이 오는데
"오늘 날시 참 좋죠?" 하고 어제 미리 생각해둔 인사말을 한적도 있고  
"당신은 그 넥타이를 왜 구입하셨죠" 하는 질문으로 비장하게 시작 하려고 했는데
모두가 노타이로 참석해서 당황한적도 있습니다.





고객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제안을 하는 작업을 영어로 "proposal" 이라고 합니다.
구혼도 영어로 proposal 이라고 합니다.

일주일동안 무슨말을 할까 생각 하는게 아니라
일주일동안 생각 했던 것을 말하는것이
프레젠테이션입니다.


상대도 없는 곳에서 억지로 만든 말.
그걸 또
외워서 하는 프로포즈
그 얼마나 멋대가리 없습니까.

좀 서툴고 떨어도 외운것보단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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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포인트는 예쁘게
그림은 적당하게
목소리는 당당하게
복장은 단정하게
폰트는 크게
글자수는 조금
...


언젠간
이런 말이 나오지 않는 프레젠테이션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제가 프레젠테이션에서 한번도 지지 않은
비결들을 정리하려고 생각해보니
저런 단어들은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책의 첫 장에
그저께 한 저 마지막 PT이야기를 넣으려고
기억을 더듬어 정리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PT 잘하는 법을 배우고 싶은분들이
사서 읽을 책이 되진 않을 것 같군요.






조영아
네. 진심. 10-31  


여준영
주사놀때도 진심으로. ^^ 11-02  


우영민
저는 주로 청중 역할을 하는데, 외워서 하시는 분들을 보며 손발이 오그라 들때가 많아요. 그분은 나름대로 엄청 연습하셨겠지만 노력만큼의 효과는 없는 듯 하더라구요. 11-03  


여준영
프레젠터가 배우가 아닌 이상 대본을 외워서 하면 발연기를 하게 되어있지요. (대학생 공모전 발표를 보면 딱 그느낌이지요. 원고를 외워서 연습들 정말 많이 해오거든요. ) 11-03  


드민
전 초짜라서 그런지 많은 리허설과 준비가 실제 PT할때 긴장감은 덜해주고 자신감이 살짝 생기기도 합니다.
외우다시피 해야 중간에 흐름을 잃어도 다시 바로 잡을수 있고 순간순간 재치있는 답변도 긴장하지 않을때 자연스럽게 나오는거 같아요. 리허설을 안하신다고 하시니 정말 부럽습니다.
11-04  


여준영
혹시 외우다 시피 하기 때문에 중간에 흐름을 잃는 경우가 생기는건 아닐까요. ^^ 11-04  


여준영
음...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데. 이글에 등장하는 은정씨, 정확히 말하면 안은정씨는 제 실제 이상형이예요 (부끄).. 11-10  


이정엽
일주일동안 생각 했던 것을 말하는 것이(에는 생각은 정리하고가 내포) 프리젠테이션.
이 정리가 어려울때가 가장 많지요. 정리가 안 되니 말도 안나오고 그러네요. ^^
11-11  


유철우
중요한건 핵심과 진심.. 오늘 이글을 다시 보니 문득 생각나네요.. 늘 감사히 잘 배우고 있습니다 ^^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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