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
 
 
 
 
 

  
[카운셀링] 서른셋 신입사원의 선택
 hunt  02-10 | VIEW : 11,780
홈페이지를 운영하다보니
하루에도 수십 통의 질문을 메일로 받습니다.
그 메일들 중에는  
구체적인 조언을 요하는 메일들도 많이 포함 되어 있습니다.
생각 같아서는 모든 메일에 답해 드리고 싶지만
저도 직업이 있는 사람이라  물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질문은 짧고
답변은 길고
질문은 여러명이
답변은 한사람이
해야합니다.

혹시 제가 질문에 대해 답장을 하지 못하거나
아주 늦거나 아주 짧게 답하더라도
너무 서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아. 제가 이래 뵈도 시간당 상담 비용이
고종원씨 만큼 비쌉니다.  
아주 힘든 경우나
저 말고는 답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 아니면
가급적 질문은 참아주셔요.

일부 질문과 답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분들을 위해
가끔 이렇게
라디오 사연 읽어드리듯 공유 하겠습니다.

-----------------------------------------------------------



Q1)
저는 이번에 대기업 홍보팀에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좀 있습니다.
프리랜서 2년 직장생활 2년이나 했는데  
홍보와 '직결'되는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회사가 저를  '신입'으로 채용을 하겠다고 합니다.
경력 지원자들 대신 저를 택한 것은 고맙지만,
제 나이 33살에 신입사원으로 들어간다는 것이 무척 고민됩니다.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이 홍보이고, 이 회사는 원하는 회사이며,
연봉도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지만,
'신입'은 안 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고민이 많이 됩니다. 조언을 주실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안녕하세요 XXX씨
제가 요즘 너무 정신 없이 바빠서
답장을 미루고 싶지만 빨리 결정하셔야 하는 상황인 것 같아
제 생각 여과 없이 몇 자 적겠습니다.
다만 의례적인 인사는 생략하니 양해해 주십시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야구를 하겠다고 마음먹고 입단한곳이
메이저리그가 아니라 마이너 리그였을겁니다.
국내 최대 PR회사 오너인 저는 지난해 한 광고 회사에서 인턴십을 밟기로 했었습니다
(개인사정으로 좀 미뤄졌지만)

조던과 여준영이 농구단과 PR회사로 옮기면 경력사원이지만
야구단과 광고회사에서는 신입이 아닐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회사가
“우리는 당신이 다른 영역에서 쌓은 경력이 우리 일에도 도움될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러니 그것을 발휘해 주십시요. “ 라고 요청하는 일은 있을수 있는 일이지만

입사자가
나는 다른 경력을 쌓았지만 그걸 당신이 다 인정해 줘야겠소
라고 말하는건 적절치 않습니다.

명제를 나눠보면 명확합니다.

자신의 경력을 살려 경력사원으로 입사하고 싶으신가요
새로운 분야인 PR을 하고 싶으신가요

둘 중 하나만 하시면 됩니다.

“PR을 하되  경력사원으로 시작하고 싶다.” 는
조합을 만드는 건
다분히 주관적이라고 생각됩니다.


XXX씨가 다니셨다는
XXX 社 의 동종업계로 이직을 하신다고 치면
경력을 인정받는 경력사원이 되는 게 당연하지요?
그 말은 곧
다른 업종에 입사할때는 그 경력을 인정받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가
“당신은 다른 경력이 있으나
PR은 아니니 그 경력 반만 인정합시다”
라고 합리적으로 제안했다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않았다니
저도 아쉽군요.


참고로 저희 회사에도 그런경우가 많습니다.
방송국 PD를 하다가 신입사원으로 오신분도 있고
마케팅 매니저를 하다가 신입으로 오신분도 있고
건축사무소 중견 설계사가 신입으로 오신분도 있고

그러고 보니 모두 다  신입으로 들어오셨군요

그런데
지켜보니
그런 분들이 1년 정도 일하고 나면
입사할 때 손해 봤던 그 경력 다 보상받습니다.
몇 년 뒤엔 대부분 다 역전해서 원래 자신의 “연차”에 맞는 일을 합디다.

회사의 제도와 배려때문이냐고요?
천만에요.
회사가 인정해주지 않은 그 경력이
진짜 쓸모 있다면 일하면서 발휘되기 마련이고
아무 경력없는 신입들이
그들의 경쟁상대가 안되기 마련이지요
결국 그사람들은
입사할 때 손해본 경력을
회사의 배려 따위 필요없이
자기손으로 다 찾아가는 셈입니다.


누군가에게
내 경력을 인정해 달라는건 아주 나이브한 발상입니다.
그 경력이 진짜 인정받을 만한것이라면
나중에 다 해결됩니다..

즉 경력은 누가 인정해 주는게 아니라
본인이 사후에 증명해야 되는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내 연차가 얼마인데” 하면서
자신의 “ 업종 종사 기간” 을 늘 내세우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따지면 저는
저희 회사보다 한참 못한 작은 PR회사의
부장정도할 “연차”요 “경력” 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어디  발렌타인이나 조니워커처럼
17년산 다음 12년산 그렇게 흘러가던가요

뚜껑따서 마실 때
그 맛을 제대로 보여주시면 됩니다.

자신있으면 신입으로 들어가서
그동안의 경력이 PR에 큰 도움이 된다는걸 증명하고
뒤집으시면 됩니다.

만일 그게 생각처럼 잘 안되시고
해보니 다른 신입과 다를바 없으시다면

회사 입장에선
그 경력을 인정 안 해주길 잘한셈이겠죠

아무튼
결정은 본인이 하시는 것.
저는 그저 제 개인생각을 적었으니 참고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Q2)
여전히 고민이 남아 있습니다.
나이 33에 생각보다 훨씬 낮은(헤드헌터로부터 제안받는 연봉 수준에 비해서 1000-1500이 낮습니다)
연봉에, 신입으로 다시 들어가게 되는데
아무리 제가 좋아하고 가고자 하는 길이더라도, 현실적인 부분을 무시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여준영님께서는 이러한 경우 완전히 다 무시하고 회사가 제시하는 대로 받아들이겠습니까?
현실적인 질문을 드리는 점 죄송합니다.




A)

“하고 싶은 열망”과 “그에 대한 보상”을 함수로 풀어보십시요

거래엔 여러 변수가 있지요

PR을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를 A
다른일을 하고 싶은 마음의 크기를 B이라고 칩시다

그럴경우
두가지 제안이 앞에 있게 됩니다.  

(1)넌 여기서 PR(A)을 해라 돈은 X만큼 줄께
(2)넌 PR말고, 니 경력과 관련된 일(B) 을 해라 돈은 Y 만큼 줄께

A+ X   와  B+ Y  중 큰쪽을 택하시면 되겠네요

일단 A>B
즉 PR하고 싶은 마음이
기존 경력있던 일을 다시 하려는 마음보다는
크다는 전제는 깔려 있다고 볼때


극단적으로
A 가 너무 크면 (죽어도 PR을 해야겠으면)  무보수(X=0)로라도 일할수 있는 겁니다.
반대로
Y 가 너무 크면 (누군가 연봉을 십억쯤 준다고 하면)  PR을 포기하고 B를 택할 수도 있는거고요

핵심변수인
Y의 액수는 얼마냐
A의 크기는 얼마냐
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PR을 포기하고 원래 경력을 찾아 취직하면 1000에서 2000만원을 더 받을 수 있다고요 ?

그 상황이 그렇게 고민이라면
PR에 대한 열정이 월급 100만원 차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PR을 해도 별로 행복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더 중요한 변수가 하나 있습니다.

지금 합격한 회사가 PR을 해라 X 만큼 줄께.  했는데
혹시
다른 회사가 “ PR을 해라 X + @  만큼 줄께 “ 라고 제안한다면

다른회사를 택하면 됩니다.

그 다른 회사가 주변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즉 이번에 합격한 회사의 제안이
유일한 제안이라면
그 제안이 현실적인 最高價 제안입니다.

그럴경우
그걸 거절할 자격은 있으나
그 제안이 후지다고 어필할 자격은 없어지는게
수요 공급의 원칙이겠지요.

다른 제안을 해줄 곳이 많다면 고민하지 마시고
다른 제안을 해줄 곳이 없다면
역시 고민하지 마십시요





P.S  이분은 결국 그 회사에 입사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행히
회사와 다시 협상해서
경력의 반을 인정 받았답니다
축하드리고.


(1) 제 생각에는 다른 사회 경력이 "합격" 자체에 도움이 되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미 경력을 일부 보상 받은셈입니다 .
(2) 대기업 홍보팀에서 일해본적 있는 제가 걱정하는 것은 오히려
과연 그 회사 그 job이 PR을 하고 싶어하는 이분께
맞을까 하는것 입니다.
많이 실망할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 반대일수도 있지요




조소라
작년이직할때 6년 가까이 되는 경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파트로) 합격소식과 함께 '신입초대졸급 연봉 및 사원'제의를 받았습니다. 인사부Head이신 분께서 직접 전화를 하셔서 합리적인 이유 및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셨습니다. 덕분에 고민은 짧았고 입사해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게 되더라구요. 최근 '사후증명'부분에 있어서 좀 소홀했는데 이 글을 읽고 다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봅니다. 02-11  


hunt
인사부 헤드께서 소라씨랑 정말 함께 일하고 싶었나 보군요. 그것도 일종의 "경력인정"인 셈입니다. 02-12  


김미영
서른셋의 신입사원...전 부럽기만 한데요. 하시고 싶은 일 하실 기회를 얻으셔서요..^^저두 쫄지말고 과감하게 입사지원서 내봐야겠어요. 02-12  

 LIST   
186   직장 생활 완전 정복 (17)  °[1]  hunt 08/04/17 7819
185   두쪽을 가져야 한다.  °[9]  여준영 08/04/01 8554
184   [편지] 알고 보면 더 무서운 파지티브  °[8]  여준영 08/03/20 14006
183   One size longer club  °[3]  hunt 08/03/20 7085
182   유학 가고 싶으세요 ? (2)  °[4]  hunt 08/03/13 6479
181   직장 생활 완전 정복 (16)  °[1]  hunt 08/03/11 7180
180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채용 노트 (5)  °[8]  hunt 08/02/25 8983
179   [카운셀링(5)]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7]  여준영 08/02/23 10383
178   [demurrant] (5) 칭찬은 고래만 춤추게 한다  °[9]  hunt 08/02/21 5968
177   [조언] 억울하면 출세해라  °[8]  여준영 08/02/21 10001
176   직장 생활 완전 정복 (15)  °[6]  hunt 08/02/15 8043
175   직장 생활 완전 정복 (14)    hunt 08/02/15 6853
174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은 채용 노트 (4)    hunt 08/02/13 10432
173   [demurrant] (4) 벤치마킹 하지 말아라.  °[7]  여준영 08/02/11 6593
  [카운셀링] 서른셋 신입사원의 선택  °[3]  hunt 08/02/10 11780
 ≪ [1].. 11 [12][13][14][15][16][17][18][19][20]..[23]  ≫ SEARCH
Copyright 1999-2019 Zeroboard / skin by GGAM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