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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편지 (1)
 여준영  03-02 | VIEW : 8,176
홍대 새 공간 오픈을 앞두고
지난 1년간 퓨어아레나 스탭들에게 보냈던
수백통의 메일을 다시 읽어보는 중입니다.
초기 몇달간은
거의 매일 전원에게 그날 운영을 리뷰한 메일을
보냈던것 같습니다.


아래는 정확히 1년전에
퓨어아레나 메뉴를 이것저것 테스트할때
주방에 보낸
메뉴에 관한 메일 입니다.
요리사가 아닌 마케터나 상품기획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일지도 몰라서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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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날짜        2011-02-06 21:47:45
보낸사람        "여준영"         


메뉴에 대해서 제가 구두로 계속 말씀드리는데
아직 반영이 안되고 있어서 아래 잠깐 정리해봤습니다


저는 저희 메뉴들을
X 축 (needs, 수요 )  Y 축 (Differentiation 차별성, Superiority 우월성, Scarcity 희소성 ) 위에 한번 놓 아봤습니다.

그림이 아니라 좀 헷갈리실텐데 쉽게 설명하자면


최고의 메뉴는

A. 사람들이 많이 찾는데 (needs)
B. 다른데서 먹는것과는 다르거나 (차별성, differentiation)   다른데보다 맛있거나 (우월성
Superiority ), 다른데서 먹기 힘든거거나 (희소성 Scarcity)
하는 메뉴 입니다.


우리는 장사꾼이 아니기 때문에
B 는 필수이지만 A 는 필수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A 가 보장되지 않는 메뉴는 존재의미가 별로 없고 또 제 생각에 B 는 무조건 A 를 키울거라고 생각합니다.
즉 여러분은 B 만 책임지면 됩니다.
여러분이 만드는 메뉴는 저 B 의 세가지 가치중 하나는 무조건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세가지 일을 해야합니다.

이미 존재하는 모든 메뉴를 저 가치에 맞게 개선 해야합니다.
또 저런 메뉴에 해당하지 않는건 없애는 작업을 계속 해야합니다.
또 저기에 해당하는데 없는 메뉴를 개발해야합니다.

좀더 현실적으로 말하자면
Needs 가 많은 제품은 어떻게 해서든 차별성, 우월성, 희소성 을 확보해야하고
차별성 우월성 희소성이 확보되어있는데 니즈가 없는 메뉴는 요리사 말고 제가 노력해서 많이 팔도록 해야하고
니즈도 별로고 차별성 우월성 이떨어지는 제품은 메뉴에서 없애면 됩니다.




예를들어
돼지귀튀김은 Scarcity  (희소성)이 굉장이 뛰어난 메뉴 입니다.
그런데 needs 가 없고 또 차별화(D) 나 우월성(su) 가 있지 않아서 메뉴로서 자리잡지 못하고 있지요 니즈를 만들어보려고 노력해보고(그래서 서비스로좀 내고 있습니다) 지켜보다가 그래도 needs 가 생기지 않으면  없애면 됩니 다.

반면에
떡볶이는 needs 가 큽니다.
그런데 나머지 가치들이 충족되지 않아서 지금 서브를 하면서도 불안합니다.
제가 볼때 차별화 되지도 않고 다른데보다 우월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다른데선 먹기 힘든 형태도 아닙 니다.
이건 니즈가 큰 메뉴니까 없애면 안되고
세가지 가치 (차별성, 우월성, 희소성) 중 하나를 보강해야합니다.


위에 설명한대로 니즈가 없으면 해결이 쉽습니다.
없애면 되지요
그런데 니즈가 있는데 우월하지 않은건
없애면 안되고 어떻게든 개선해야합니다
요리사들이 매일 뭔가를 연구하고 노력해야합니다.


또 치킨- 정확히 말하면 치킨 튀김 요리 - 역시 니즈가 큽니다.
그런데 우리 치킨 요리는 개성이 없습니다.
다른 곳보다 훨씬 맛있다고 말할 수 있는 상태도 아니고
그렇다고 파닭 처럼 새로운 시도를 한것도 아니지요

덧붙여
지금 아무 문제가 없어보이는
이미 잘나가는 메뉴에도 계속 노력은 필요합니다.


규동은
니즈가 많은데 역시 차별성과 희소성과 우월성이 부족해보입니다.
우리는 최고의 고기를 쓴다 <- 이것도 차별성이나 우월성이   될것 같은데 아직은 그게 아닙니다.
원가 걱정말고 최고의 고기를 사는것부터 시작하세요
우리는 규동위에 남이 안쓰는 향신료를 올린다 , 이것도 아니지요
우리는 밥을 일본 처럼 잘 짓는다. 이것도 아닙니다.
개선할 포인트가 많습니다 개선하세요

반면에
돈가스는 다른곳보다 더 좋은 질감을 잘 만들어내줘서 어느정도 성공적으로 데뷔한것 같습니다.

피시앤칩스는 니즈는 많은걸로 파악했는데 감자 솔루션을 아직 못찾았지요


파스타들도 대부분
니즈는 있으나 차별성이나 우월성이나, 그런게 별로 없어보입니다.

심지어 잘나가는 해산물 칠리볶음밥도 만족하지 말고
"거기 해산물 볶음밥 죽여줘" 라고 할 만한 뭔가를 끊임없이 고민해야합니다.

요리사들의 노력이 있은후에
그래도 부족하면
정말 싸게 팔거나 (이것도 차별성이지요)
그릇을 정말 희한한걸 쓰거나
음식에 스토리를 입히거나 하는 방법을 덧붙일수 있습니다 그건 요리사들 대신
사장인 제가 나서서 할 일입니다.


제가 말한
세가치를 꼭 중요한 순서대로 보자면  
우월성 > 차별성 > 희소성        입니다.
막말로 맛이 있으면 다른 가치 필요없습니다.
그런데 다른 어느곳보다 맛있게 하는게 말처럼 쉽진 않지요
그럴때 다른데선 안파는 메뉴를 개발하거나 (희소성)
다른데서 파는것과는 다른 레시피를 강조(차별성)하거나 해야합니다.


사시미덮밥은
애초 좀 비싸게 가져와서 우월성을 가지고 만든 메뉴입니다. 카페에서 먹기 힘들다는 희소성도 있고요 니즈는 없었는데 계속 프로모션해서 니즈를 키우고 있는 중이지요 .
반면에
올인원과 네꼬맘마는
니즈도 없고 우월성도 없지만
차별성과 희소성 (다른데서 안파는 메뉴)로 승부를 본것이지요

오므라이스는 나름대로 니즈와 차별성을 갖춘 새 메뉴인것같고
상하이복음면, 육개장도 카페에서 먹기 힘든 메뉴라는   희소성 면에서 잘 자리잡은것 같습니다.

행복의 향기등은 스토리 개발이 좋았는데 이후의 정성이 뒷받침 되지 않은것 같고

돈까스는 희소성은 전혀 없지만 니즈와 우월성으로 잘 자리잡게 할수 있습니다. (물론 프레젠테이션이나 사이드 메뉴 개선이 필요합니다)


물론 위와같이 어느정도 안정된 메뉴도 여전히 개선 여지는 있습니다.

올인원은 소시지를 바꾸라고 제가 지시한바 있고
그래서 전국의 소세지를 다 가져다 테스트 했지요
또 장조림 등 다른 사이드 메뉴도 검토해보라고도 요구했지요
네꼬맘마도 간장, 밥등의 개선을 지시했지만 여전히 주방이 움직이진 않고 있어보입니다.
앞서 말한 잘나가는 해산물 볶음밥과 오리엔탈 치킨 라이스의 경우도 작은 개선이 뭐가 있을지 계속 연구해 보고해주세요
고르곤졸라도 나름대로 경쟁력있어보입니다.


이런식으로 메뉴를 돌아보면 기존 메뉴에 대한 해법이 나올겁니다.

지금 당장 급한건 아래 입니다.


1. 치킨 요리 - 가라아케, 핫윙, 웍치킨 중에
가라아케는 개선하고 (방법 보고해주십시요)   핫윙은 퇴출  입니다.
대신 후라이드치킨류의 요리를 하나 더 개발해야 합니다,

2. 떡볶이는
베가벡이나 스쿨푸드 같은 곳을 참고하시고
떡을 가는걸로 바꾸면 어떨까 하는 작은 검토 부터 소스의 맛 같은 큰 검토까지 다시 해서
매운것, 궁중, 크림소스 세가지 정도를 개발할 필요 있어 보입니다
(크림소스는 사실 추가된것 같지만 이미 있는 소스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큰 부하가 안걸리는 효율적인 메뉴입니다)

3. 닭고기 이외의 안주류 개발
지난번 임시 테스트해본 홍돈은 니즈는 모르겠고 차별성우월성희소성은 전혀 없었습니다.

니즈는 제가 만들테니 맛을 책임져주세요


4. 효율성 제고
돈가스 같은 것은 낮메뉴를 살짝 변형해서 저녁에 플레이트풀로 넣을수 있는 메뉴같습니다.
그런식으로 낮 재료의 커스터마이즈를 통해 안주 메뉴를 추가할수 있는게 뭔지 의견내십시요


5. 샐러드의 우월성 확보
샐러드는 차별성이나 희소성을 찾기가 힘든 아이템인데 중요합니다.
계속 더 맛있는 방법이 뭘지 벤치마크하고 개발해주세요 개인적으로 저희 샐러드가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6. 위에 언급한 기존 메뉴들에 대한 개선 (맛은 물론 플레이팅 포함) 혹은 퇴출 확정




이런식으로 모든 메뉴가 차별성, 혹은 우월성 혹은 희소성을 갖게 만들어 나갑시다.

위에 언급한 것에 대해 요리사 각자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다음주 중에 한분씩 불러 물어볼테니 수시로 고민해주세요





임그린
홍대의 퓨어아레나는 언제쯤 오픈하시나요~? 기대가 됩니다.^^ 03-08  


이경섭
돼지귀튀김이... 정말로 메뉴에 있어요? 신기하네요.
근데, 설마 메뉴에 '돼지귀튀김'이라고 씌어있진 않겠죠?
03-30  


여준영
임그린> 홍대는 퓨어아레나가 아니라 다른 이름입니다. "공공장소"
이경섭> 돼지귀튀김은 이름을 반고흐 라고 붙여서 판매했었어요 .더 끔찍하죠
04-14  


박상일
엎어지면 코 닿을 (?) 정도로 가까웠던 퓨어아레나를 한번도 못가봤는데...지구 반대편에서 아쉬움만 자근 자근 씹고 있네요...하고 싶은 일 참으면 병 생긴다고 그렇게 얘기 하고 다니던 제 자신이 부끄럽네요 08-10  


신혜섭
이런 분과 함께 일해보고 싶었는데,
그 꿈이 현실이 되면 하루하루가 전쟁같겠다는 생각이 문득드는 메일이네요.

일과 자아가 하나였던 치열했던 시절에 알게되었다면,
하루하루 치뤄냈던 전쟁속 승리의 쾌감에 약에 취한듯 피곤한줄도 모르고 살던 시절에 뵈었다면 더 신났을것 같아요.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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