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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년가라사대
 여준영  08-18 | VIEW : 7,599
한 잡지사에서 "한국의 미중년 30인"을 선정했는데
누구의 땜빵인지
아니면 저 아는 누군가가 설문에 응했는지
거기 턱하니 제가 들어가 있다고 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자 그럼.
노년 인터뷰때 다시 뵙겠습니다.


2  홍보대행사 업계를 리딩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래 시대를 앞서가고, 시대의 유행 흐름을 잘 타는 저돌적인 성격인가?


내성적인 성격이라 PR에는 적합하지 않다.
대신 내겐 트랜디하고 저돌적인 동료들이 많이 있다.  


3  홍보회사를 키우는 데 있어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위기가 닥쳤을 때는 어떤 식으로 극복하는 편이신지.


나는 의외로 보수적이고 안정 지향적이어서
어려운 처지에 놓일 일을 아예 만들지 않는다.  
2천원 거리의 택시탈일이 있는데 주머니를 뒤져봤더니
딱 2천원 밖에 없으면  불안해서 택시 대신 버스를 타는 식이다.
3천원도 아니고 두배인 4천원은 있어야 택시를 탄다.

그래서 회사가 위기를 겪은 적이 없다.
아니 사실  그래서 매일 매일이 위기다.
늘 “언제 어려워질지 모르니 대비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살다 보면 매일이 어렵다는 뜻이다

야구 선수를 예로 들자면
나는 어려운 볼을 넘어지면서 잡는 다이빙 캐치 할일이 별로 없는 편이다
다이빙 캐치를 안하려고 미리 그자리에 가있으려 볼이 보이기도 전에 발이 이리왔다 저리갔다 자리를 찾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면 나이스 캐치도 없고 편하게 잡는 걸로 보이는데,  우리회사가 겉에서 볼때 그렇게 커왔다)

회사가 사상 최고의 성장을 했던 해에도 연말에 임원들 모아놓고 “어쩌면 지금이 최악의 위기” 라는 프레젠테이션을 했을 정도다



4  근래에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나 공부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광화문 본사 사옥 1층에 카페 겸 레스토랑을 하나 오픈하려 준비중인데 어렵다.
회사를 여러개 설립해서 성공시켰는데
직원들 커피 맛있게 먹이려고 카페 하나 차리는게
어째 기업을 세우는 것 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
맛이 없어 외면당할까봐 전전긍긍한다
커피 못마시는데 하루 열잔씩 먹고
빵 싫어하는데 매끼니 이 카페 저카페 돌며 빵 사다 먹는 중이다

헐리우드 시스템에 가까운 쇼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설립중이다
기존의 연예기획사랑은 완전 다른 철학을 가지고 시작하는 거라 하는일도 방식도 결과도 다를것이다

또 쌩뚱맞지만 여자 구두 하나 만들고 있다.
착화감 테스트도 했고 (우레탄을 두장 넣는 시험을 했는데 성공적이다.) 샘플 작업 진행중인데
나오면 모든 직원 들에게 선물하고 한 백켤레 정도는 한정판매 할 생각이다.
그냥 내 동료들 일하는데 편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한 구두 신게 하고 싶어서 재미로 시작한 일인데
요즘 길 다닐때 여자 발만 보인다.

또 회사 직원들이 갑자기 어딘가 떠나서 일하고 싶을 때
휙 달려가서 일할 수 있는 수영장 딸린 별장같은 건물 하나 지으려고
땅을 알아보러 다니고 있고

지난겨울 인수한 인테리어회사일에도 조금씩 관여하고 있다



5  매일 자전거로 운동하신다고 들었다. 운동이 삶에 어떤 에너지를 주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그 밖의 취미가 있다면?

분기에 1회 직원들과 캠핑을 다니고
월 1회 아티스트들이 만든 Toy를 하나씩 사 모으고,
매주 1회 베이스기타를 배우고 클라리넷을 연습하고
매 주말 여섯끼니 요리를 하고 교회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DVD 몇장과 CD 몇장을 산다
매일 밤 10시에 회사에서 주말에 산 DVD를 보고
12시에 자전거를 가지고 한강에 간다.
컨디션 좋으면 조깅을 하고 피곤하면 자전거를 탄다.

음악, 영화, 운동, 악기 연주, 요리, 장난감 수집 다 하는데
보다시피 취미와 일상의 구분이 모호해진 상태라 어떤걸 취미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다.

절제를 잘 못하는 편이라서
운동을 즐기기 위해 지불하는 대가나 의무 정도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즉 운동 하는 제일 큰 이유가 좋은 음식 좋은 술 맘껏 먹기 위해서 이다.



6  연세대 동문 장학기금 블루 버터플라이를 만들었다고 들었다. 아직은 젊은 나이인데 사회에 환원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고등학교때 집이 망해서 고생을 좀 했는데
그때 누구나 할법한 그러나 쓸모없는 상상을 해본적 있다.
“드라마처럼 어느날 갑자기 재벌 할아버지가 나타나서 니가 내 손자야 하는 상상” 말이다.
먹고사는데 지장없는 선배들이 하루 천원 내고
그런 사람 서른명이 모이면 나처럼 불쌍한 학생에게
그런 행운의 숨겨놓은 할아버지가 될수 다는게
이 프로젝트의 컨셉이다.
혼자힘으로 할아버지가 되줄수 없는 젊을 때
이런 일에 기여 하는게 당연하다.
그리고 내 나이나 재주에 비해 많이 벌었고
벌기전에 고생도 해봤기 때문에
환원에 대한 의지가 남보다는 좀 큰 편이다
( 둘중 하나가 빠졌다면. 즉 돈을 못벌었거나 고생을 안해봤으면 아마 환원할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7  가장 기억에 남는 PR 대행 업무는 어떤 것이 있었나? 대통령 선거도 홍보기획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대통령부터 박지성까지 삼성부터 동네 한의원까지 많은 일을 했는데
대행한 업무보다는
그 모든 일을 가능하게 한 프레인 자체가 내 기억의 전부다.  


8  진정한 미중년이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어울리는 용어일지 모르지만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자위권” 을 가져야 한다.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지 않아도 될 상황, 내 가족이 희망하는 일을 선뜻 해줄 수 있는 능력. 주변에 도움을 줄수 있는 여유, 만나고 싶지 않은일 피하고 하고 싶지 않은일 거절할 수 있는 처지를 유지 해야한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행복하게 해줄 힘이 없으면 남에게 기대야 하는데 그건 아름다운 중년의 삶과 거리가 멀다.
나는 그런 힘을 일종의 자위권이라고 생각한다.




9. 하략.









안원진
지키고 싶은 소중한 것이 많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인것 같습니다. 저도 능력있는 가장 되어 이담에 크면 미중년 할래요ㅎ 08-18  


김민선
美중년이기 보다 未중년이시길 원하셨던 헌트님, ㅎㅎ 08-19  


여준영
안원진> 소유가 주는 강박관념이 늘 유쾌한것만은 아닙니다
김민선> 음 트위터 그분이군요 ^^
08-20  


김미자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자위권" 그런 힘을 길러야겠네요! 08-20  


한옥선
역시 멋지세요. 여성 신발 만드실때 작은사이즈도 고려해봐주세요. 의외로 발이 작아 이쁜 구도 못신고 고생하는 여성분들이 많답니다. 215~220^^ 08-21  


직장인
빵집은 부첼라를 참고하세요. 08-22  


여준영
김미자 > "아님 말구" 할수 있는게 중요합니다
한옥선 > 일단 저희 직원들 발문수는 다 만들어야 해요 어차피.
직장인 > 부첼라는 인디펜던트 스피릿을 잃어버린뒤로 그저 그런 빵집이 되버렸어요
08-23  


직장인
지분이 팔렸다는 얘기는 들었으나, 맛은 아직까지 크게 떨어지지 않았던데요 ^^
브랜치를 더 늘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능가하는 좋은 빵집 추천해주세요. 빵을 좋아해서요..
그리고 여회장님, 매경이코노미에도 나오셨네요. PJ디자인 대표. 건승하세요!
08-24  


직장인
글이 많아지네요. 점심먹고 또 생각나는게 있어서...
방금 서초동 김영모 과자점에서 아이스바 계산을 하고 먹으려다 떨어뜨렸는데, 종업원이 새걸로 가져가세요.
작은거지만 이런 오너십 가진 직원을 보면 아주 그냥. 이쁘죠. 이런 맘가짐도 없이 월급이나 타먹는 회사의 일부 선배들 보면 승질나는데.
김영모 과자점도 단골이지만, 제 맘속에서 부첼라에 잠시 밀려있었는데 오늘 다시 기분좋아졌습니다.
회장님도 맛. 말고 이런 맘가짐. 으로 승부를 보는 빵집과 카페는 어떨까요. ? .
08-24  


김미자
"아님 말구" 할 수 있는 자위권이 아직 없어서 슬퍼요 08-25  


이경섭
그 잡지 읽었는데... 알고 보니 서면인터뷰였고 내용이 무지하게 생략된 거였군요. ㅋ
원문을 읽을 수 있어서 기쁩니다.
근데... 미중년이란 말 자체도 좀 거시기한데
헌트님을 그 범주에 넣기에도 어쩐지 맘에 안 드네요. ㅎ
담당 에디터도 그걸 알았나봅니다. 기사 시작에..
그는 새내기 미중년이다...라고 쓴 걸 보니...
(새내기 미중년은 또 뭔지. 아아, 맘에 안 들어요~ ㅎㅎ)
09-03  


여준영
직장인 > 물론 그렇게 할겁니다.
김미자 > 곧 생기겠죠
이경섭 > 음 전 아직 못봤어요. 근데 분량이 작다는 얘긴 미리 들었어요. 많이 써보내고 잘라내게 하는게 편할것 같아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나저나 이나이에 새내기 앗싸
09-04  


김세환
제가 가본 곳중 커피맛이 최고인 곳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카푸치노와 카페라떼도 구분 못하면서 별다방을 들락날락거리는 여대생들보다야 훨씬 커피맛을 안다고 자부합니다. 까페미학이라고 혹시 아실지 모르겠네요ㅠㅠ
그리고 '라리'를 가볼것을 추천합니다. 벌레가 먹은 원두를 골라내지도 않은채 갈아버리고 절대 1등급우유가 아닌 서울우유로 거품을 낸 별다방 콩다방 보다야. 훨씬 깊은 곳입니다.

근데 다 가보신 곳일듯 ㅠㅠ 너무 유명해서..
09-28  


이소희
커피랑 케이크도 잘 어울린답니다- 혹시, 대구에 '최가네 케이크'라고 들어보셨는지? 부산의 '옵스'도 맛있구요.. 가끔 놀러가면 사먹곤 하는데 맛있어요 맛있어~ :D 안동에 '맘모스'도 괜찮아요! 써놓고 보니 빵집만 돌아다닌 거 같군요 ㅎㅎㅎ 09-29  


오은정
이소희님의 안동에 '맘모스'...추천합니다ㅎ제 고향이 안동이라는..ㅎㅎ 10-15  


김영은
JYJ Empty 요즘 잘 듣고 있는데 그 친구들 프레인과 계약했다는 얘기 듣고 왠지 안심되는 이 마음. 시간이 갈수록 헌트님 이름 석 자가 브랜드가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동방신기 잘 몰랐는데 요즘 이 노래 좋아서 듣다가 알게 된 사실입니다. 그 때 문득, 아주 오래 전에 헌트님이 쓰신 연예기획에 관한 짧은 글이 생각났어요. 박신양씨 만났던 글도 스쳐지나가고.. 근데 대표이사님 이름이 다른 사람이어서 누군가 했던 엇그제까지 검사하던 분이라니..이 분은 또 무슨 사연이실까.. 하여간 세상엔 신기한 일, 재미있는 일도 많은 것 같네요. 10-26  


서원석
품위를 지킬 수 있는 자위권...달리 말하면 경제권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나이를 먹을수록 진정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2-27  

 LIST   
  [워닝] 익명, 가명 회원은 어느날 갑자기 정리될지도 몰라요. (내용없음)  °[49]
  [공지] 새로운 구인 공고  °[9]
  [공지] 사람을 찾습니다 세번째 공지  °[17]
  [공지] 어쩔수 없이 회원제  °[68]
331   채용과 T.O  °[4]  여준영 14/05/28 7051
330   인간관계 함수 (5)  °[4]  여준영 13/07/07 8487
329   [Scene] 마진콜 (1)  °[3]  여준영 13/07/02 5924
328   [인터뷰] TPCQA  °[3]  여준영 13/06/10 5087
327   거의 모든 여자가 나를 좋은 남자가 되고 싶게 만들었다  °[7]  여준영 13/06/10 6471
326   인간관계 함수 (4) : 잘났다 못났다 안다 모른다  °[4]  여준영 13/04/11 7601
325   다행이 꼰대가 될 틈이 없다  °[9]  여준영 13/02/14 5313
324  비밀글입니다 movie    여준영 12/09/12 1
323   201203 인터뷰 중.  °[11]  여준영 12/04/20 10037
322   식당편지 (1)  °[5]  여준영 12/03/02 8422
321   나는 왜 파는가  °[20]  여준영 11/09/27 11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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