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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사장의 치즈를 옮겼는가
이 름 여준영  
날 짜 2008-01-25 22:44:25
조 회 4,744
트랙백 http://prain.com/bbs/skin/sirini_ezset_fullpack/ezset_catch_trackback.php?id=cordon&no=88
받 기 #1 lecordon080125.jpg(204.5 KB), Download :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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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트치즈샘플러




[레시피] 랄것 까진 없고  몇가지 원칙을 적용했습니다.


딱딱한 치즈는 필러로 깎거나
최대한 얇게 썰어내기.
부드러운 치즈 (까망베르등)는
비교적 큰 덩어리로 썰기
싱거운 치즈는 살라미와 함께
텁텁한  치즈는 체리로 달콤하게.
크래커에는 딸기치즈와 호두크림을 발라주기.
같은 치즈도 모양을 달리 내기.




이것은 제가 며칠전 전해들은 실화입니다.

강남 사옥 직원 몇이 밤늦게 눈이 맞아
지하 라이피스에서 급 번개 회식을 했답니다.
한참 술을 먹던중 누군가 갑자기
“ 나 치즈먹고 싶다 “ 고 했답니다.

그러자 나머지 사람들도 “나도” “ 나도 “ 하고 동조했다죠

듣고 있던 직원 하나가  
“ 사장님 방 냉장고안에 치즈가 가득 있는데…”라고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고

직원들은
“그럼 사장님 한테 전화해서 그 치즈좀 먹겠다고 하자”
고 의기투합했으나
선뜻 전화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나요


마치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같은
상황이었나 봅니다.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상사한명이
다음날 회식자리에 있던 직원에게 이렇게 물었답니다

“너 여사장님 좋아하잖아. 그리고 여사장님이 그거 달라고 하면
안줄 사람 아닌데 왜 전화들을 못했냐”

그러자 직원은
“좋아하긴 하는데 그래도 무섭고 조심스럽습니다”라고 대답했답니다.

그 말을 들은 그 상사는 제가 무지 무지 부러웠답니다.
직원들이 어려워 하는 건 그만큼 권위가 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치즈를 먹고 싶었던
여사장을 부르고 싶었던
여사장을 좋하하던 싫어하던
여사장이 무섭던 편하던 간에
어쨌든 아무도
선뜻 제게 전화를 하지 못했습니다.


치즈 얘기를 전해 들은 다음날
저는 숨겨 두었던 치즈를 몽땅 꺼내서
자르고 붙이고 다듬고 끼우고 해서
치즈 샘플러 안주를
세접시 만들어
아끼던 와인 세병과 함께
구내식당에 내려보내
직원들에게
서비스하게 했습니다.


새벽 세시에 여직원으로부터 “사장님 술사주세요” 하는 문자를 받는
저를 부러워한 사장도 있습니다.

반대로 직원들이 저를 어려워 하고 조심스러워 한다는 사실을
부러워한 사장도 있습니다.

직원들에게 둘 중 어떤 대상으로 존재하는 사장이
옳은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사실은  제가 정확히  어떻게  - 편하게 혹은 어렵게 -  포지셔닝 되어있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 참 그러고 보니 저는
PCG 그룹에서 해마다 하는 사내 서베이중에
“연말을 함께 보내고 싶은 동료” 부문에서
2년 연속 1위를 차지 한 바 있습니다.

가문의 영광임에 틀림없지만
서운하게도
지난 2년간
연말에 “함께 보내자”고 전화하는 직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거죠.


편한 사장인지
어려운 사장인지
여전히 헷갈리는 대목입니다.



아무튼
그래서 오늘 준비한 요리의 제목은
고양이목에방울달기
사장목에방울치즈샘플러.
입니다.





hunt
 푸우  (2008-01-26 10:06:22 / 220.81.158.122)   
간단한 재료로도 이렇게 먹음직스러운 데코레이션이 가능하다니..
정말 잡지나 티비에서 보는 "손님오셨을때 간단한 안주 만들기" 레서피를 보는듯해요 ^ ^
전 엊그제 치즈크러스트에 치즈피자를 먹고 저녁내내 느끼했다는 ㅋㅋ
내가 직접만든 피자였는데 치즈를 너무 많이 넣은듯한 ^ ^
 blueNY  (2008-01-26 14:01:41 / 218.159.253.253)   
치즈를 싫어하는 제가 왠지 억울하네요....
 nami  (2008-01-27 14:41:32 / 221.146.176.63)   
가끔 제 아이큐가 의심되는데 오늘도 여지없네요.-.-
첨에 읽어내려오다 '사장님' 부분에서 사장님= 헌트님이구나, 하고 알아차린 것에
무지 내 자신을 기특해하며 읽어내려오다, '여사장님'이 나오는 바람에,
허걱..사장님=헌트님이 아니었구나, 역시 여자 사장님이라 냉장고에 치즈가 많은
거였구나....이러다가 여사장=헌트님이란 사실을 뒤늦게서야.;;;
치매를 당겨서 하는 모양입니다.ㅜ.ㅜ (주변인들이 남자사장을 여사장이라고 불러야 하는
사람들의 비애를 알 것도 같고......)
 문성실  (2008-01-28 01:24:41 / 222.233.112.119)   
치즈로 요리를 하시면서도 정확한 핵심을 잡아 내시네요..
헌트님 글을 읽고 있노라면 입가에 미소가 절로~~
헌트님을 존경하고 좋아하면서도 쬐끔은 어려워 하는 직원분들의 심리가 이해가 되어요....^^
 hunt  (2008-01-28 21:08:48 / 58.181.27.65)   
푸우> 생각보다 간단한 재료가 아니더군요 ^^
NY > 저도 치즈 별로 ...
나미 > 양성평등 시대에 더이상 여자 사장은 여사장이라고안 부릅니다. 그냥 사장이죠
문성실 > 제가 좀 "내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한테 까칠한 편입니다.
 DamA Negii  (2008-09-11 14:54:59 / 122.35.116.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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