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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또에 푹 빠지다
이 름 여준영  
날 짜 2007-11-17 23:36:56
조 회 13,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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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단 리조또 레시피

1.팬에 올리브유를 충분히 두르고 다진마늘과 양파를 약한불에 타지않게 볶는다 (10분 이상)
2.불리지 않은 쌀을 넣고 쌀이 투명해 질때까지 볶는다
3.미리 준비해놓은 육수를 조금씩 넣어가며 쌀이 익을때까지 젓는다 (30분 이상)
내 경우엔 육수대신 시금치와 양파와 배추를 끓인 물을 사용했고 나중에 시금치를 다져서
리조또에 함께 넣고 볶았다.
4. 해산물을 함께 넣으면 해산물 리조또, 먹물을 넣으면 먹물 리조또, 버섯을 넣으면 버섯 리조또
Tip : 육수는 뜨거운걸 써야 한다. 양파를 볶고 쌀을 익히는 과정은 아주 오래 걸린다. 인내심을 발휘해야한다




우리회사에 투자하겠다고 찾아온
애널리스트들의 첫 질문은 주로 이렇다.

“ 제일기획 같은 회사라고 보면 됩니까 ?”
“ PR회사가 하는 일이 도대체 뭐죠 ?

아무리 IT바이오 를 위해 존재하는 VC 라지만
그래도 너무 공부들 안하고 온다 싶다.



친구나 친지들이
“너 무슨일 하냐” 고 물어보면
PR을 하는 사람들은
딱히 설명하기 어려운 나머지 (혹은 귀찮아)
“그냥 마케팅이나 광고 비슷한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라고 둘러대곤 한단다.


내가 리조또를 처음 먹어본건
대학에 입학하던 88년
이대 정문옆에 있는 작은 카페였다.

“해산물 리조또” 라는 메뉴가 있길래
이게 뭐냐고 종업원에게 물어봤더니
“해물 볶음밥” 이라고 친절히 알려줬다
아 그럼 여기 야채 리조또는 야채 볶음밥인가요? 했더니
그렇다고 했다.

그 사이비 이태리 식당 때문에
아주 오랫동안 나는 리조또가 볶음밥인줄 알고 지냈다.
심지어 이태리에 출장가서 리조또를 처음 먹어보고는
“이집 볶음밥은 왜이리 질고 설익었담 ” 하고 투덜대기까지 했다

리조또는 볶음밥이 아니고 “볶음밥 같은 것”도 아니고.
쌀을 이용한다는 것 말고는 밥과도 공통점을 찾기 힘든
엄연한 이태리식 쌀요리다.

스파게티를 "비빔국수 같은 것” 이라고 말하지 않듯이
리조또는
그냥 리조또라고 말해야 하지만
그렇게 얘기하면 이해를 못하니
만인이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밥”을 가져다 붙이는 것이다

마치 PR인 들이
누구나 다아는 용어인 “마케팅” “광고”를 빌어
자기 일을 설명하는 것 처럼 말이다

사실 엄밀히 말하면
“PR과 광고의 차이점” “광고의 몰락 PR의 성장” 류의 글도  
PR에 대한 사회적 몰이해 때문에 탄생한 기형글이다 .
짜장면은 짜장면이고 짬뽕은 짬뽕이지
짜장면과 짬뽕의 차이점을 왜 구태여 논하나.

리조또가 PR과 닮은 점은 또하나 있다
밥은 사람이 쌀을 씻고 불에 얹으면
그 다음엔 저절로 익는다.
(내키지 않지만 위와 같은 편의를 사용해 설명하자면
제작해서 불에 올리면 (온에어) 스스로 퍼지는 광고가 그렇다)

하지만  
리조또는 요리가 끝날때까지
요리사가 계속 옆에서 물도 채우고 불도 줄이고
휘젓고 노심초사 해야한다. PR 처럼

리조또를 리조또라 부르지 못하는건
나라가 달라서니까. 당연한 일이겠지만
PR을 PR이라 부르지 못하는 건
PR인들의 잘못이다.

솔직히 말하면
내 직업을
설명하게 어렵게 놔둔.
산업으로 인정 받지 못하게 만들어버린
PR 선배들의 무능함이 유감이다.


그 수십년 역사동안
매킨지, 하다못해 제일기획 같은 회사 하나만
만들었어도 해결될 일이었는데 말이다.


아무튼
오늘 시도해 본 요리는
PR을 닮아있는 요리
리조또


몸에 좋은 재료를 충분히 쓸수 있는데다가
너무 너무 맛이있어서
당분간
이재료 저재료를 응용한 리조또에
푹 빠져 살것 같다



hunt
 findwill  (2007-11-17 23:41:59 / 125.191.52.67)   
따뜻한 육수를 부어야 하는 거군요..!
 hunt  (2007-11-17 23:43:49 / 124.136.92.59)   
그래야 쌀이 퍼지지 않는 답니다. (잘못하면 죽되요) 그리고 육수는 아주 조금씩 부어가면서 해야해요. 제 경우는 40분동안 육수 한냄비를 나눠 썼어요
 findwill  (2007-11-17 23:44:48 / 125.191.52.67)   
ㅎ.. 정말 섬세한 요리네요. 상세한 tip 감사합니다~ *^^*
 안느  (2007-11-17 23:47:16 / 58.142.229.109)   
전 여기 들어올 때마다..
'르 꼬르동 오항주가 40개가 넘어가고 있어..50개가 넘어가고 있어..
100개 머지않았어! 식당이 오픈하겠다 으흣'
이러고 있어요 ㅎㅎ

찬바람 불 때 리조또는 소박한데 근사해요.
 요시농  (2007-11-18 16:59:16 / 222.237.65.221)   
헌트님...99번째 게시물에서 멈칫 하시는건 아닐런지 ㅋ
 hunt  (2007-11-18 21:39:03 / 58.181.27.65)   
이미 지하라이피스에서 손님 몇팀 치뤘고요
이번주엔 프레인 한팀 회식을 여기서 한답니다 ㅠ.ㅠ
 sweetorange  (2007-11-19 11:38:27 / 61.76.107.52)   
허기진 아침...쓰읍..
 따뜻한꽃  (2007-11-19 14:12:54 / 61.250.209.188)   
피자나 파스타는 그리 큰 차이가 안 나는데 리조또는 정말 차이가 납니다.
밥 안 먹기로 즈이 부모 뺨치는 아들도 아빠가 잘 만든 버섯리조또는
아주 잘 먹어줍니다. 헌트님 스카웃 제의 함 넣어보라고 해야겠네요.
 hunt  (2007-11-19 14:31:39 / 58.181.27.65)   
스윗오렌지 > 늦잠자서 베이글을 먼저온 미남 총각에게 뺏기셨나 봐요 ^^
따뜻한 꽃 > 언제 한번 방학 내고 주방 보조 하면서 좀 배워야 될까봐요 . 아참 제가 이제 슬슬 손님을 맞으려면 그릇이 필요한데 레스토랑용 그릇은 어디서 사면 싹 좋은걸 살수 있나요 ? (지금은 집에있는 그릇 가져다 쓰고 있는데 자꾸들 깨먹어서 집에서 혼날 판이예요)
 따뜻한꽃  (2007-11-19 16:04:12 / 61.250.209.188)   
이렇게 민간인이^^ 요리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을 위해 '오픈키친'도 준비중이랍니다.
그릇 집은 꼭 필요하심 알아봐 드릴 수 있습니다.
 박수진  (2007-11-19 20:47:17 / 221.144.99.58)   
으엑;;;; 깜짝 놀랬습니다. 요즘 레시피 모으는 재미(주로 자취생을 위한 간단요리;;)땜에 hobby에 간단히 레시피 모으기라고 했는데
이럴수가0.0 헌트님이 요리를 하시다닛;;; (갑자기 왜 놀래야 하는지 이유상실;;;)
다재 다능한 헌트님 대단하십니당;;;
이 홈피를 얼른 휩쓸고 다녀야 조금이나마 헌트님을 알게될듯합니다용^^
 김보미  (2007-11-19 22:01:04 / 121.88.224.212)   
참.. 진짜 글 좋네요.. :D
 임 훈  (2007-11-22 10:19:52 / 122.45.91.71)   
볶음밥,리조또,필라프 다 다른건가 ''a
 안느  (2007-11-26 18:31:09 / 58.142.229.109)   
그런데요..Le Cordon Orange가 열리면, 이 리조또는 능지처참 결자해지김치처럼 '리조또에 푹 빠지다'가 메뉴명이 되는 건가요?
 오원탁  (2007-11-28 21:11:53 / 210.107.130.195)   
요기 글을 싸악 읽고나면, 저희 사무실 근처에 조리실을 하나 두고싶어집니다.
팔각을 넣은 동파육을 만들어 우리 팀원들과 나눠먹고싶네요ㅋ

근데 성격탓에, 아기자기하고 조근조근한 요리보다 화력이 팍팍 들어간 중화요리를 만드는게 더 재밌더군요 =)
 신정훈  (2007-12-20 23:43:32 / 61.252.222.19)   
글 쓰실때 직접 웹페이지를 타이핑하시기 보다 워드에서 먼저 작성하시는군요 ^^
 박선영  (2008-02-04 17:04:28 / 124.102.112.232)   
광고홍보학과를 전공하고 있는데, 다시한번 광고와 홍보에 대해서 생각학게 되네요. 공부하고 갑니다.
 이호길  (2010-08-06 13:30:49 / 121.154.33.44)   
제일기획 같은 회사 하나 만들고 계신 헌트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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