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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깔라우말고대구감자요리
이 름 여준영  
날 짜 2007-10-02 23:12:08
조 회 19,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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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대구와 감자를 오븐에 구워 먹었다.


포르투갈 사람들이
가장 즐겨먹는 대중적인 음식이
대구 구이 란다.

대구 구이를 통칭
바깔랴우(Bacalhau)라고 부르는데
이 바깔랴우의 요리법이 무려 천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나는 오늘 대구와 감자구이를 만들어서
다 발라 먹고 나서야

포르투칼사람들이 천종류가 넘는 대구구이를 즐겨먹으며
그중 감자와 대구를 구워낸 요리를
바깔랴우 아싸도 꽁 바따따 아 무호 (Bacalhsu assado comm batatas a murro) 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다.


"나는 오늘 대구와 감자를 구워먹었다" 라고 말을 했는데

내가 만일

" 오늘은 오랜만에 "바깔랴우 아싸도 꽁 바따따 아 무호" 를 만들었는데
"아싸도"는 "오븐에 구우것" 이란 뜻을 가지고 있어 "

라고 말했다면
나는 훨씬 품위있고 우아한 요리사 처럼 보였을지 모를 일이다.

----------------------


헌트 : 이경우엔 이렇게 사람을 끌어 들이면 간단합니다.

고객 : Pull strategy를 쓰자는 말씀이신가요

헌트 :  네 이러저러하니 저러저러하게 되는거지요.

고객 :   skimming pricing policy 말이군요



용어를 많이 아는 분들은
대체로 공부를 많이 한 분들이다.


용어는 때론 상대방을 주눅들게 하기도 하고
용어는 때론 본인을 폼나고 똑똑하게 포장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용어는 본질이 아니다.


나는 공부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아는 용어가 별로 없다.
PR 마케팅 회사를 여러개 차려 성공시켰는데도
기본적인 PR용어를 몰라
민망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한가지 위안이 되는것은
어떤 분야의 거장일수록
쉽게 말을 하는 기술을 발휘한다는 점이다.


와인세계에 막 입문한 사람이
세계적인 소믈리에 보다 훨씬 어렵게 말하고

골프 비기너들이 침튀기며 하는 대화가
아놀드 파머 아저씨 회고록 보다 훨씬 난해하다

실력없는 사람들은
어려운 용어를 쓰지 못하는게 아니라
오히려 쉬운용어를 쓰지 못한다.

경험이 짧다 보니
그 용어의 본질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
터득하지 못하고
결국 학습한 대로만 말할수 밖에 없기 대문이다.


용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 많다. (특히 비유학파들 )
용어 열등감이 있는 사람들은
앞에서 멋지고 어려운 용어를 쓰는 사람들을
자기도 모르게 신뢰하고 존경하게 된다
그리고 그 용어를 쓰기 위해
책을 들입다 파고 외우고,
대학원에 가고, MBA를 기웃거린다.


만일 용어를 모른다는 이유로
자신감이 없다면
그건 용어를 몰라서가 아니라
실력이 없고 본질이 약하기 때문이다


바깔랴우 아싸도 꽁 바따따 를 정확히 알고 외우고 말하지만
사실은 한번도 먹어보지도 만들어 보지도 않은
세계 요리 문화 연구원의 김박사님과

매일 저녁 대구 감자요리를 식탁에 내는 베테랑 주부 김미영씨중
누구에게
요리를 부탁해야 옳은가.  


김박사가 김미영 아주머니한테
"아하하, 그건 대구감자가 아니라 바깔랴우라고 하는겁니다" 라고
가르쳐 주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요리책이 요리해주지 않고
마케팅책이 마케팅해주지 않는다


입은 다트머스인데 머리속 로직은 리라초등학교인 사람 되지말길.
신의물방울 살돈으로 싸구려 와인한병을 사서 마셔보길
용어 외울 시간에 현장에서 스스로 느끼며 배우길.
투박한 말을 쓰더라도 옳은 전략을 말하도록 독서 경험 하길.


@ 책속에 길없다



P.S 출판인들께 또 한번 죄송.







hunt
 dazzle  (2007-10-03 00:56:59 / 121.162.135.33)   
우선 르꼬르동오렌지에
새로운 포스트라서 무지 반가워요!
야밤에 보니 배에서 꼬르륵 =ㅂ=
 blueNY  (2007-10-03 16:02:44 / 218.159.251.251)   
책도 책나름..독자도 독자나름..^.^
 hunt  (2007-10-04 02:55:05 / 124.136.92.28)   
dazzlie > 저녁엔 남은 머리랑 몸통 한개로 대구탕도 끓였습니다. 돈 6500원으로 하루 종일 때웠죠
참 어제 스파이더맨3 보는데 dazzling 이란 말이 세번이나 들리더군요. ^^

BlueNY > 저자는 저자 .. 독자는 독자.
 따뜻한꽃  (2007-10-04 10:44:15 / 61.250.209.188)   
경험이 녹아든 책...속에 길..보입니다.
 김미영  (2007-10-04 13:08:56 / 211.107.50.192)   
길은 없을수도(있을수도) 있지만 이정표를 보여주는 경우도 있어요.
 hunt  (2007-10-04 14:41:35 / 58.181.27.65)   
감자대구 공방전이 아니라 애독자와 난독자의 공방전

저자의 경험,저자의 이정표,저자의 길,저자의 인세 ...
독자는 독자.
 jEdo  (2007-10-07 01:23:52 / 221.143.145.38)   
바꺌.. 무시기든 대구감자든
맛있어 보입니다.
전 오븐이 없어서.. -_- 패쓰
 요시농  (2007-10-07 12:43:01 / 222.237.65.221)   
입은 다트머스인데 머리속 로직은 리라초등학교. 아 와닿네요.
 hunt  (2007-10-07 22:13:32 / 58.181.27.65)   
제도 > 결혼전에 오븐이 뭔 필요 ^^
요시농 > 리라 출신들 오해 없길.
 jEdo  (2007-10-08 01:53:05 / 221.143.145.57)   
오븐 있으면
연습이라도 하겠죠.
 로씨  (2007-10-09 15:23:41 / 219.240.81.35)   
용어에 열등감이 있었어요. 못 알아 먹겠어서요.. 근데 뭐. 용어 못 알아 먹어 큰 일은 아직 벌어지지 않았어요. 용어 열등감은 진짜. 내공 부족이란 걸 알아요. 대인 기피증도 자신감 부족. 무슨 말인지 도대체가 알아 먹을 수가 없으니.. 그런 어려운 말 쓰는 사람들이 미웠죠. 별 것도 아닌 걸 가지고.. 어쩌고 저쩌고. 알고 보니. 별 거 아니더만.. 아놔. 그래서. 학원 갈 돈으로 사람들 만나 많이 듣고. 스터디 하고. 많이 보러 다니고. 가끔. 쇼핑도 하고. 뭐 그래요. 잘 못 하고 있는 것 같진 않은.. 이.. 위로의. 느낌.. ㅎㅎ. 시간이 필요해.
 hunt  (2007-10-09 16:22:59 / 58.181.27.65)   
제도> 후라이팬 하나만 있어도 얼마든지 연습할 요리 많아요. 시집갈 준비 잘하세요 ㅋㅋ
로씨> 용어만 모르실때는 "제가 잘 몰라서 그런데 그게 무슨뜻인데요 ?" 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의외로 참 멋있습니다.
 까미  (2007-11-10 00:58:25 / 211.209.143.194)   
서울에 살기 시작한지 얼마 안된 친구랑 포장마차에 갔는데 친구가 아주머니 어묵 한그릇 주세요 하더군요. 피식.
왠지 이 글과 일맥상통하는 듯 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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